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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존재하는 이상한 직업 – 닭 성별 감별사(Chicken Sexer)

bs기자 2025. 7. 26. 01:36

병아리의-성별을-감별하는-모습

 

병아리는 태어난 지 몇 분만 지나면 세상 밖으로 나오고 바로 인간의 관리 아래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수천, 수만 마리의 병아리 중에서 암컷과 수컷을 정확히 가려내는 사람이 존재합니다. 그것도 1시간에 수백 마리를 분류할 정도로 빠르게 말이죠.

이 놀라운 기술을 가진 직업이 바로 닭 성별 감별사(Chicken Sexer)입니다. 단순히 ‘닭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눈과 손의 정밀한 협응력으로 가금류 산업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가입니다.

왜 닭의 성별을 구분해야 할까?

양계 산업에서는 닭의 성별이 곧 생산 효율과 직결됩니다. 대부분의 산란계(알을 낳는 닭)는 암컷만 사용되고, 육계(고기용 닭)는 수컷 중심으로 육질을 따져 활용됩니다.

따라서 병아리가 부화한 즉시 성별을 판단하여 용도별로 구분, 분리, 출하해야만 합니다. 이 단계에서의 성별 구분 정확도는 생산성, 사료 효율, 경영 비용에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닭 성별 감별사의 업무 방식

닭 성별 감별사는 병아리가 부화한 직후, 외부 생식기 또는 깃털 패턴을 관찰하여 단 몇 초 안에 암컷인지 수컷인지를 판별합니다.

주요 감별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배설강 감별법(Venting Method): 생식기를 직접 관찰
  • 깃털 길이 감별법(Feather Sexing): 깃털의 길이와 배열로 판단
  • 색상 감별법(Color Sexing): 품종에 따라 암수 색상 차이 이용

이 중 배설강 감별법은 가장 정확하지만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며, 감별사는 하루 수천 마리를 손으로 직접 들어올리며 작업합니다.

속도와 정확도가 생명

한 명의 숙련된 닭 성별 감별사는 분당 6~10마리, 시간당 300~600마리의 병아리를 판별합니다. 그리고 그 정확도는 98% 이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단 2%의 오차만으로도 사육 비용 손실, 품질 저하, 출하 혼선 등 전체 산업에 타격이 발생하기 때문에, 감별사의 기술력은 수의사 못지않은 전문성으로 평가됩니다.

어떻게 이 직업을 배울 수 있을까?

닭 성별 감별사는 대부분 현장 실습 기반의 수습 과정을 통해 양성됩니다. 일본, 네덜란드, 영국 등은 공식적인 ‘감별사 양성 교육기관’이 존재하며, 일부 국가는 감별사 자격 시험까지 운영합니다.

한국의 경우:

  • 농업기술센터 또는 양계 협회 실습 참여
  • 민간 부화장 인턴 후 실전 트레이닝
  • 5~6개월 현장 숙련 → 숙련도 평가 후 본업 전환

평균적으로 3~6개월의 훈련이 필요하며, 눈의 정확도, 손의 속도, 체력과 집중력이 모두 중요한 직업입니다.

실제 연봉과 근무 환경

닭 성별 감별사의 수입은 국가 및 숙련도에 따라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높은 편입니다.

  • 초급 감별사: 연봉 약 3,000만 원
  • 중견 감별사: 연 4,000만~5,000만 원
  • 숙련 전문가(10년차 이상): 연 6,000만 원 이상 가능

일본에서는 고급 감별사는 연간 1억 엔에 육박하는 계약도 존재하며, 일부는 해외 부화장 출장을 통해 고수입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직업의 장단점

장점

  • 특수 전문직으로 경쟁률 낮고 대체 인력 적음
  • 숙련될수록 급여 및 업무 신뢰도 상승
  • 해외에서도 통하는 글로벌 직업 기술

단점

  • 높은 집중력과 반복작업에 대한 체력 소모
  • 생명체를 다루는 직업으로 정서적 부담
  • 실내 작업 특성상 위생 및 스트레스 관리 필요

기계로 대체되지 않을까?

최근 AI 기술을 접목한 자동 감별 시스템도 개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의 눈과 손이 더 빠르고 정확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깃털, 배설강, 미세한 생식 구조는 기계가 인식하기 어려운 복합 요소이기 때문에 닭 성별 감별사는 최소 향후 20년 이상은 지속 가능한 전문직으로 평가받습니다.

실제 감별사의 이야기

한 현직 감별사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하루 5천 마리를 만지지만, 한 마리도 대충 넘기지 않습니다. 한 마리의 실수가 농가와 고객에게 큰 피해가 되니까요. 닭을 보면 사람보다 더 많은 걸 느끼게 됩니다.”

이처럼 감별사는 단순한 ‘선별 인력’이 아니라, 가금류 산업의 신뢰와 품질을 책임지는 전문가입니다.

마무리: 생명을 바라보는 손끝의 직업

닭 성별 감별사는 단순히 병아리의 성별을 맞히는 직업이 아닙니다. 빠르게 태어나는 생명을 짧은 시간 안에 이해하고, 가장 적절한 길로 보내는 신속하고 책임감 있는 선택자입니다.

산업화된 식품 생산의 뒤편에는 오늘도 묵묵히 병아리를 바라보며 손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손끝의 정밀함 덕분에 매일 아침 신선한 달걀을 얻고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