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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TV가 아니라 센서로 돈 벌고 있다

bs기자 2025. 8. 23. 18:42

소니(Sony)라는 이름을 들으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브라비아(Bravia) TV, 워크맨, 혹은 플레이스테이션을 떠올립니다. 한때 가전의 제왕으로 불리던 소니는 20세기 후반 전자제품 산업을 대표하는 브랜드였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삼성, LG, 애플 같은 경쟁자들이 급부상하면서 TV와 스마트폰 같은 전통적인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약화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비밀은 바로 우리가 매일 쓰는 스마트폰 카메라 센서에 있습니다.

소니, 가전 회사에서 기술 회사로

과거 소니의 매출과 수익 구조는 TV, 오디오, 비디오, 카메라 같은 전자제품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TV 사업의 수익성은 점점 악화되었고,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소니 모바일이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단순히 “가전 제조업체”로 남았다면 소니는 지금의 위상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소니는 자신들의 본질적인 강점이었던 이미징 기술에 주목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시대를 이끌었던 기술력을 스마트폰과 산업용 카메라 센서로 확장하면서 소니는 새로운 수익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오늘날 소니의 반도체 부문, 특히 CMOS 이미지 센서 사업은 그룹 전체 수익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소니 이미지 센서, 어디에 쓰일까?

소니의 이미지 센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곳에 활용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스마트폰 카메라입니다. 삼성, 애플, 샤오미, 오포, 비보 등 대부분의 글로벌 스마트폰 브랜드가 소니의 센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애플 아이폰의 메인 카메라는 매년 소니의 최신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소비자들이 매일 찍는 셀카, 여행 사진, 영상 콘텐츠 상당수가 사실은 소니 센서를 거쳐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스마트폰 외에도 소니의 센서는 자동차 자율주행 카메라, 보안 카메라, 산업용 장비, 의료 기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기기가 카메라와 센서를 필요로 하는 시대에, 소니의 이미지 센서는 사실상 “눈”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소니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소니는 글로벌 이미지 센서 시장에서 약 4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약 25% 내외)와의 격차를 여전히 크게 유지하고 있는 수치입니다. 즉, 전 세계 스마트폰 두 대 중 한 대는 소니 센서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흥미로운 점은 소니의 TV 매출은 여전히 크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센서 사업이 훨씬 앞선다는 사실입니다. TV 사업은 경쟁 심화와 가격 하락으로 이익률이 낮지만, 반도체 센서 사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입니다.

왜 소니 센서가 강한가?

1. 독보적인 기술력

소니는 CMOS 이미지 센서 기술에서 압도적인 연구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스택드 센서 구조와 같은 혁신 기술을 선도하며, 더 빠른 속도와 높은 화질을 구현합니다. 이는 단순히 해상도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야간 촬영, HDR, 영상 처리 등 종합적인 이미지 품질에서 차이를 만듭니다.

2. 신뢰성과 안정적인 공급망

글로벌 기업들이 소니 센서를 채택하는 이유는 단순한 성능 때문만이 아닙니다. 대규모 생산 능력, 안정적인 품질, 오랜 협력 경험이 신뢰를 만들어 냈습니다. 애플과 같은 기업이 매년 새로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도 꾸준히 소니 센서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 전략적 투자

소니는 매년 수조 원 규모를 센서 사업에 투자하며, 일본 규슈에 위치한 공장을 비롯해 대규모 생산 라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유지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소니의 수익 구조 변화

과거 소니는 TV, 오디오, 가전제품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냈습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소니의 핵심 수익원은 반도체 센서, 게임(플레이스테이션), 영화 및 음악 콘텐츠로 재편되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그룹 내에서 가장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며, 소니의 새로운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오늘날 소니는 단순히 가전회사라기보다 콘텐츠와 반도체 기술 기업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소니를 ‘TV 브랜드’로 기억하지만, 실제로 소니는 TV보다 센서에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미래 전망: 센서의 확장성

이미지 센서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큽니다.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 스마트 홈 기기, 메타버스 관련 하드웨어 등 카메라와 센서를 필요로 하는 영역은 계속 확장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율주행차는 수십 개의 카메라 센서를 필요로 하며, 의료 영상 장비나 보안 시스템 역시 고성능 센서 없이는 작동할 수 없습니다. 소니는 이러한 차세대 시장에서도 핵심 공급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니 사례가 주는 교훈

소니의 변화는 기업 경영 측면에서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한때 TV, 워크맨으로 전 세계를 지배했던 소니는 스마트폰 경쟁에서 실패하면서 몰락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본질적인 강점인 ‘이미징 기술’을 재정의하고, 이를 새로운 시장(센서 산업)에 맞게 확장함으로써 오히려 더 안정적이고 수익성 높은 구조로 변모했습니다.

이는 기업이 특정 제품군에서 실패한다고 해도, 핵심 기술과 자산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맺음말

“소니는 TV가 아니라 센서로 돈 벌고 있다”는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닙니다. 오늘날 소니의 핵심 수익원은 TV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수많은 산업 기기에 들어가는 이미지 센서입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한 소니는 이제 가전 브랜드가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강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 시티 같은 미래 산업이 발전할수록 소니 센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소니는 이미 세상의 눈을 만드는 기업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