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버려졌던 LG G시리즈, 왜 인도 시장에선 아직도 통할까?

bs기자 2025. 8. 22. 21:38

2021년 LG전자는 공식적으로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선언했습니다. 1990년대 피처폰 시절부터 꾸준히 휴대폰을 만들어왔던 LG의 퇴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하나의 시대가 저물었음을 의미했습니다. 특히 G시리즈는 LG 스마트폰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라인으로, 삼성 갤럭시 시리즈, 애플 아이폰과 경쟁하던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사업 철수 이후 G시리즈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곳, 바로 인도 시장에서 G시리즈는 여전히 통하는 브랜드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LG 스마트폰, 왜 사라졌나?

LG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 중 하나였습니다. 2013년 출시된 LG G2는 혁신적인 후면 버튼 디자인과 뛰어난 디스플레이로 호평을 받았고, G3, G4 역시 당시 기준으로 세계적인 완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삼성,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같은 경쟁사에 밀렸습니다. 혁신은 있었지만 일관성이 부족했고, 마케팅도 약했으며, 가격 경쟁에서도 뒤처졌습니다.

결국 LG 스마트폰 사업은 매출 적자가 20분기 이상 지속되었고, 2021년 결국 사업 철수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LG G시리즈는 역사 속 브랜드로 남게 되었죠.

인도 시장의 특수성

그렇다면 왜 인도에서 G시리즈는 여전히 통하는 걸까요? 그 배경에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만의 특수한 구조가 있습니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으로, 매년 1억 대 이상의 기기가 판매됩니다. 그러나 가격 민감도가 매우 높은 시장이기도 합니다. 인도 소비자들은 신제품보다는 합리적인 가격 대비 성능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또한 인도는 중고·리퍼비시(refurbished)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선진국에서 단종된 모델이라도 인도에서는 합리적 가격으로 유통되며 여전히 가치가 있습니다. LG G시리즈는 과거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서의 명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시간이 지난 지금도 중고 시장에서는 “가성비 좋은 프리미엄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인식됩니다.

LG G시리즈가 인도에서 먹히는 이유

1. 프리미엄 이미지의 잔재

LG G시리즈는 비록 단종되었지만, 한때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폰과 갤럭시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브랜드였습니다. 인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G시리즈 = 프리미엄”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중고 시장에서 G시리즈를 구입하는 것은 단순히 오래된 스마트폰을 쓰는 것이 아니라, 한때 최상위 라인업이었던 기기를 경험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2.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

G시리즈는 출시 당시 최신 프로세서, 뛰어난 디스플레이, 고음질 오디오 칩셋 등으로 무장했습니다. 지금 기준에서는 다소 구형이지만, 중저가 모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경쟁력 있는 성능을 보여줍니다. 특히 인도에서는 200~300달러 이하의 스마트폰 수요가 압도적인데, 중고 G시리즈는 이 가격대에서 매우 매력적인 대안으로 평가받습니다.

3. 튼튼한 하드웨어

LG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완성도에서 강점을 보였습니다. 내구성 있는 디자인, 좋은 디스플레이, 오디오 성능 등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를 잃지 않습니다. 인도의 기후적 특성과 생활 환경을 고려했을 때, 튼튼한 스마트폰은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구매 요인이 됩니다.

4. 독특한 사용자 경험

G시리즈는 단순히 하드웨어뿐 아니라, UX와 디자인 면에서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예를 들어 후면 지문인식 버튼, 고급스러운 UI, 오디오에 특화된 Quad DAC 기능은 음악 감상에 민감한 인도 사용자들에게 특별한 매력으로 다가갔습니다.

LG 스마트폰 철수 후 인도 시장의 변화

LG가 철수한 뒤 인도 시장은 샤오미, 삼성, 리얼미, 비보 같은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중저가 모델은 프리미엄 경험보다는 단순히 가격과 성능의 균형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반면, 중고로 유통되는 G시리즈는 저렴한 가격에 한때의 플래그십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집니다.

이 때문에 인도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여전히 LG G시리즈가 인기 있는 모델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특히 G6, G7 ThinQ 같은 모델은 합리적인 가격에 쓸 만한 성능을 제공하며, 중고 시장에서 “숨은 보석”처럼 취급됩니다.

브랜드가 주는 교훈

LG G시리즈가 인도에서 여전히 통하는 현상은 브랜드 자산의 잔존 가치를 보여줍니다. 기업이 사업을 철수하더라도 과거의 이미지와 제품 경험은 여전히 특정 시장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는 브랜드가 단순히 현재의 판매 실적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명성과 소비자 경험이 장기적으로 시장에 흔적을 남길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은 단종된 글로벌 브랜드에게도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LG가 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제품들은 여전히 가치를 인정받으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하지만 G시리즈의 사례는 기업들에게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철수한 제품이 신흥시장에서는 여전히 기회를 가진다는 점,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가 단종 이후에도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은 앞으로도 가격 경쟁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지만, 동시에 과거 프리미엄 브랜드의 중고 기기가 일정한 수요를 유지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LG G시리즈는 바로 그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입니다.

맺음말

“버려졌던 LG G시리즈, 왜 인도 시장에선 아직도 통할까?”라는 질문의 답은 단순합니다. 그것은 프리미엄의 잔재,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 그리고 인도 시장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LG가 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G시리즈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라진 브랜드라도, 특정 국가에서는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브랜드와 기술이 결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흥미로운 현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