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망한 줄 알았던 다음(Daum), 언론 플랫폼으로 변신 중

bs기자 2025. 8. 26. 21:53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다음(Daum)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포털 사이트였습니다. 카페, 이메일, 블로그 서비스는 수천만 명의 이용자를 모았고, 뉴스와 검색 역시 네이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인터넷 문화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네이버가 검색과 모바일 서비스를 장악했고, 카카오는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부상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은 “다음은 이미 망했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다음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언론 중심의 뉴스 플랫폼으로 변신하며 또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다음의 전성기와 몰락

다음은 1995년 설립되어 이메일 ‘한메일’과 커뮤니티 서비스 ‘다음 카페’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특히 카페는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를 이끌며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큰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 다음은 네이버와 함께 한국 포털 양대산맥으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검색 기술의 차이가 점점 벌어졌습니다. 네이버는 지식인, 블로그, 카페 콘텐츠를 검색과 연결하며 이용자 경험을 혁신했고, 다음은 광고 수익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모바일 시대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네이버는 모바일 검색 앱을 빠르게 보급했고, 카카오는 메신저 중심으로 생활 전반에 침투했지만 다음은 뚜렷한 모바일 전략을 내놓지 못하며 입지가 급격히 축소되었습니다.

카카오와의 합병, 새로운 전환점

2014년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하여 다음카카오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카카오가 다음을 삼켰다”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이는 다음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합병 이후 카카오는 모회사로 성장하며 메신저, 게임, 모빌리티, 금융 등 다양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반면, 다음은 카카오 생태계 속에서 주로 뉴스와 포털 서비스 영역을 맡게 되었습니다.

즉, 검색과 커뮤니티 중심의 포털에서 벗어나, 다음은 점차 언론 기사 유통 플랫폼으로 재편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네이버가 검색과 블로그, 카페 등 다각적인 서비스 중심으로 확장한 것과는 다른 길이었습니다.

언론 플랫폼으로서의 다음

오늘날 다음을 방문하는 사용자의 대부분은 뉴스 소비를 위해 접속합니다. 다음 메인 화면은 포털보다는 언론 포털에 가까운 구조로, 다양한 언론사 기사를 모아 보여주고, 카카오톡과 연계하여 기사 공유를 쉽게 합니다.

특히 카카오톡과의 시너지가 큽니다. 다음 뉴스에서 본 기사를 카카오톡 대화창으로 바로 공유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언론사 계정을 구독하는 방식도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이는 다음이 단순히 ‘검색 포털’에서 벗어나 뉴스 허브로서 자리매김하게 만든 핵심 요인입니다.

다음이 언론 플랫폼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1.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연결고리

다음 뉴스는 카카오톡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이는 한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메신저 플랫폼을 통해 뉴스 소비와 공유를 자연스럽게 연결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결과, 다음은 단순히 포털이 아니라 뉴스 유통의 핵심 채널로서 기능할 수 있습니다.

2. 언론사와의 협력 구조

다음은 다양한 언론사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기사 노출 및 트래픽 제공을 통해 언론사와 공생하는 모델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역시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다음은 카카오 플랫폼 전반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3. 모바일 중심 전략

과거 포털 경쟁에서는 네이버에 밀렸지만, 모바일 뉴스 소비 시대에는 카카오톡과 결합된 다음 뉴스가 오히려 유리한 고지를 점했습니다. 많은 이용자들이 뉴스를 검색이 아닌 추천과 공유를 통해 소비하는 패턴으로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4. 신뢰성과 브랜드 잔존 가치

비록 예전처럼 ‘국민 포털’ 이미지는 희미해졌지만, 다음은 여전히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뉴스를 보는 창구로서 기능합니다. 이는 과거 포털로서 쌓아온 신뢰와 브랜드 자산 덕분입니다.

네이버와 다른 길, 다음의 정체성

네이버는 검색·쇼핑·콘텐츠·웹툰·클라우드까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슈퍼 플랫폼’으로 성장했습니다. 반면 다음은 뉴스 중심 플랫폼으로 집중하며 상대적으로 단순화된 정체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는 시장 점유율 면에서는 불리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뉴스 플랫폼으로서의 명확한 포지션을 강화하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에서 뉴스 소비는 여전히 포털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은 뉴스 유통과 여론 형성에서 여전히 중요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음 사례가 주는 교훈

다음의 변신은 기업 전략 차원에서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한때 업계 1위였던 기업이 시대 변화에 따라 몰락할 수 있지만, 보유한 자산과 강점을 재편하면 또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음은 검색과 커뮤니티 중심 포털 경쟁에서는 실패했지만, 카카오톡과의 연계를 통해 언론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기업이 반드시 원래의 경쟁 분야에서만 살아남을 필요는 없으며, 본질적인 강점을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의 전망

다음이 앞으로도 언론 플랫폼으로 입지를 강화하려면, 단순 기사 유통을 넘어 뉴스 소비 경험을 혁신해야 합니다. 개인화 추천, 멀티미디어 뉴스, 인터랙티브 콘텐츠, 그리고 팩트체크 및 신뢰성 강화 기능이 그 예가 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사회적 책임 역시 중요합니다. 다음이 언론 플랫폼으로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면, 허위 정보와 선정적 기사 유통을 최소화하고, 공정성과 균형 잡힌 기사 배치를 통해 신뢰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맺음말

“망한 줄 알았던 다음”은 사실 여전히 살아 있으며, 이제는 언론 플랫폼으로서 변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처럼 거대한 슈퍼 플랫폼은 아니지만, 카카오톡과의 연결, 언론사와의 협력, 뉴스 중심 전략을 통해 한국 사회의 뉴스 소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한때 포털 전쟁에서 밀려난 기업이 자신만의 길을 찾은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