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원치 않게 형사 사건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민사 소송의 당사자가 되기도 합니다. 사건이 접수되고 나면 그때부터는 긴 기다림의 싸움입니다.
하지만 마냥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내 사건이 경찰서에 있는지, 검찰로 넘어갔는지(송치), 아니면 법원에서 재판이 잡혔는지(기소)를 알아야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이 "경찰서에 신고했으니 대법원 사이트에서 조회하면 되겠지?"라고 오해하십니다. 하지만 단계별로 조회하는 곳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①경찰/검찰 단계(형사사법포털)와 ②법원 단계(대법원 나의 사건검색)로 나누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내 사건을 조회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1. 사건의 흐름 먼저 이해하기 (경찰 -> 검찰 -> 법원)
조회 방법을 알기 전에, 내 사건이 현재 어느 단계에 있는지 파악해야 번지수를 잘못 찾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 경찰 단계 (수사): 고소장 접수 후 경찰관이 수사하는 단계입니다. 이때는 '경찰청' 또는 '형사사법포털(KICS)'에서 조회합니다.
- 검찰 단계 (기소 결정): 경찰이 수사를 마친 후 검찰로 사건을 넘깁니다(송치). 검사가 재판에 넘길지 말지를 결정합니다. 이때도 '형사사법포털'에서 조회합니다.
- 법원 단계 (재판): 검사가 기소(재판 청구)를 하거나, 민사 소송이 제기된 단계입니다. 이때부터는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을 이용해야 합니다.
2. 1단계: 경찰청 및 검찰 사건 조회 (형사사법포털 KICS)
아직 재판이 시작되지 않았거나, 방금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라면 '형사사법포털(KICS)'이 정답입니다. 경찰, 검찰, 해경의 수사 진행 상황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정부 공식 사이트입니다.
조회 방법 (PC 및 모바일 앱)
- 형사사법포털(kics.go.kr) 접속:
- PC에서는 홈페이지, 모바일에서는 '형사사법포털' 앱을 설치합니다.
- 로그인 (본인인증 필수):
- 사건 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공동인증서(구 공인인증서), 금융인증서, 또는 간편인증(카카오, PASS) 로그인이 필수입니다. 단순 아이디 로그인으로는 조회가 제한됩니다.
- [사건조회] 메뉴 선택:
- 상단 메뉴에서 [사건조회] -> [경찰사건] 또는 [검찰사건]을 클릭합니다.
- 조회 조건 입력:
- 접수번호를 아는 경우: 관할 경찰서와 접수년도, 번호를 입력하면 바로 나옵니다.
- 접수번호를 모르는 경우: 로그인된 상태라면 '내 사건'으로 자동 리스트업 되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의자, 고소인 등 사건 관계인으로 등록된 경우)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
- 담당 수사관: 담당 경찰관의 이름과 사무실 전화번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락이 안 될 때 유용합니다.
- 수사 진행 상황: 수사 중, 송치(검찰로 넘김), 불송치(경찰 단계 종결) 등의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 검찰 사건 번호: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가면 새로운 '검찰 사건 번호(예: 2024형제1234)'가 부여됩니다. 이 번호를 알아야 나중에 법원 사건 조회도 가능해집니다.
3. 2단계: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 (법원 재판 단계)
검찰에서 기소가 되었거나, 민사 소송을 진행 중이라면 이제 무대는 법원으로 옮겨집니다. 이때부터는 '대한민국 법원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 사이트를 이용해야 합니다.
조회 방법 (PC 기준)
- 대법원 홈페이지 접속:
- 네이버나 구글에서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을 검색하여 접속합니다. (safelaw가 아닌 scourt.go.kr 도메인입니다.)
- 조회 방식 선택: 두 가지 탭이 있습니다.
- [사건번호로 검색]: 가장 일반적입니다. 관할 법원, 사건 종류(가단, 고단 등), 번호를 입력합니다.
- [인증서로 검색]: 사건번호를 모를 때 유용합니다.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인증서로 로그인하면 내 명의로 된 모든 재판이 뜹니다.
- 검색 결과 확인:
- 기본 내용: 재판부, 원고/피고 이름, 소송 가액 등
- 최근 기일 내용: 다음 재판 날짜와 장소(법정 호수)
- 사건 진행 내용 (가장 중요): 서류가 언제 제출되었는지, 상대방이 답변서를 냈는지 등 실시간 히스토리가 뜹니다.
사건번호 읽는 법 (깨알 상식)
법원 사건번호는 [연도 + 사건 부호 + 일련번호]로 구성됩니다. 사건 부호를 알면 어떤 재판인지 알 수 있습니다.
- 가단/가합: 민사 1심 사건 (소액은 '가소')
- 고단/고합: 형사 1심 사건 (구속/불구속 재판)
- 타경: 경매 사건
- 드단/드합: 이혼 등 가사 사건
전문가 Tip: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은 데이터 업데이트가 매우 빠릅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매일 아침 이 사이트를 조회하며 업무를 시작합니다. 즐겨찾기 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4. 사건번호를 모를 때 찾는 방법 (꿀팁)
"고소장은 냈는데 사건번호 문자가 안 왔어요", "오래된 사건이라 번호를 까먹었어요." 가장 난감한 상황입니다. 이때 사건번호를 알아내는 방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1) 경찰 사건번호 모를 때
- 문자 확인: 고소 접수 시 문자로 '임시 접수번호'나 '사건번호'가 옵니다. 스팸 메시지함을 확인해 보세요.
- 경찰민원콜센터 182: 국번 없이 182로 전화하여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면, 내가 관련된 사건의 담당 수사관과 사건번호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 킥스(KICS) 인증서 로그인: 위에서 언급한 형사사법포털에 인증서로 로그인하면, 내 명의로 등록된 사건 목록이 자동으로 뜰 확률이 높습니다.
2) 법원 사건번호 모를 때
- 대법원 사이트 [인증서로 검색]: 사건번호를 몰라도 주민번호와 인증서만 있으면 조회가 가능합니다. 이게 가장 확실합니다.
- 법원 민원실 방문: 신분증을 지참하고 가까운 법원 민원실에 방문하여 "나의 사건 번호를 알고 싶다"고 요청하면 조회해 줍니다. (전화로는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안 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자주 묻는 질문 (FAQ) - 불안 해소하기
Q1. 사건 조회를 하면 상대방이 알게 되나요?
A. 아니요, 절대 모릅니다. 내가 내 사건을 조회하는 것은 로그 기록이 남지 않으며, 상대방에게 알림이 가지도 않습니다. 안심하고 수시로 확인하셔도 됩니다.
Q2. '송치'와 '불송치'가 뭔가요? (경찰 단계)
A. 형사사법포털에서 가장 많이 보는 단어입니다.
- 송치: 경찰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사건을 검찰로 넘긴 것입니다. (피의자에게는 안 좋은 소식, 피해자에게는 좋은 소식)
- 불송치: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여 사건을 자체 종결한 것입니다. 피해자는 이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Q3. '기소'와 '불기소'는 뭔가요? (검찰 단계)
- 기소: 검사가 "재판을 받아야 한다"며 법원에 넘긴 것입니다. 이제 대법원 사이트에서 조회가 됩니다.
- 불기소: 검사가 "재판 갈 필요 없다"며 혐의없음, 기소유예 등으로 끝낸 것입니다.
Q4. 주말에도 조회가 되나요?
A. 네, 24시간 365일 가능합니다. 다만, 법원이나 경찰청 시스템 점검 시간(주로 심야)에는 잠시 제한될 수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정보는 곧 방어력입니다
법적 절차는 눈에 보이지 않는 레일 위를 달리는 기차와 같습니다. 내가 지금 어느 역을 지나고 있는지 모르면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형사사법포털(수사)'과 '대법원 나의 사건검색(재판)' 두 가지 사이트만 잘 활용하셔도, 막연한 기다림 대신 주도적으로 사건을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사건번호를 모르더라도 당황하지 마시고, 인증서 로그인이나 182 콜센터를 활용해 보세요. 여러분의 사건이 원만하고 신속하게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